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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 제핵·활성화방법 개선, 세계 최초 살아있는 성인 체세포 이용맞춤형 세포치료 실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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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률 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 교수(왼쪽정영기 미국 차병원 교수 ©헬스오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성인 체세포로 복제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해 난치병 치료의 길을 열었다. 이동률 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 교수팀과 정영기 미국 차병원 교수팀은 성인의 체세포로 체세포 복제줄기세포주를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살아있는 성인의 체세포를 이용해 복제배아줄기세포를 만든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번 연구는 난치병 치료를 위한 맞춤형 줄기세포를 개발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차병원 줄기세포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과학 권위지인셀스템셀(Cell Stem Cell)’ 최신호에 게재됐다.

배아줄기세포는 정자와 난자가 만난 지 5일쯤 된 배아(수정란)에서 만들어지는 원시세포로,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종류의 신체 조직으로 자라난다. 나무의 가운데 줄기에서 가지가 뻗어나가 잎과 열매가 달리는 것과 비슷해 줄기세포로 명명됐다. 파킨슨병이나 실명 등 난치병 환자 치료에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임치료 후 남은 수정란을 이용하는 것은수정란배아줄기세포’, 핵을 뺀 난자와 다 자란 세포를 융합해 만든 복제 배아에서 얻은 것은복제배아줄기세포라고 한다. 일본에서 주로 연구하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는 다 자란 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집어넣어 배아줄기세포 상태로 만든 것이다.

체세포복제줄기세포는 핵을 제거한 난자에 체세포를 도입하는 방식이고,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체세포에 유전자 변형을 일으켜 초기의 줄기세포를 만드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연구팀은체세포복제줄기세포는 iPS에서 우려되는 유전자 변형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수많은 동물실험 결과 체세포복제줄기세포가 분화능력이 가장 뛰어나고 맞춤형 세포치료에 가장 우수한 모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향후 치료제가 개발되면 추가적인 임상시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세계 줄기세포시장 규모는 2012 11억달러( 11400억원) 정도로 2020년에는 160억달러( 166200억원)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에서 차병원 연구팀은 75세와 35세의 성인 남성으로부터 피부세포를, 4명의 난자 공여자로부터 77개의 난자를 기증받았다. 이후 피부 체세포와 난자를 결합해 5개의 포배기배아를 생산했고, 그 중 2개의 줄기세포주를 확립했다. 확립된 줄기세포주를 염색체검사와 유전자마커분석으로 확인한 결과 75세와 35세의 성인 남성의 체세포로부터 유래된 정상 체세포복제줄기세포주임을 알 수 있었다.

이에 앞선 실험에서는 체세포 복제로 3개의 포배기배아를 생산했고 그 중 1개의 줄기세포를 확립했지만 사배성(tetraploidy)으로 판정돼 정상 체세포복제줄기세포주 확립에는 실패했었다. 사배성 배아는 핵을 제거한 난자나 제1극체(아직 성숙하지 않은 생식세포로 제1난모세포라고도 함)의 도입으로 인해 정상 염색체보다 두 배 많은 염색체를 가진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난자의 제핵 및 활성화 방법을 개선해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체세포복제줄기세포주를 확립하는 데 성공했으며, 해당 기술에 대해 국제특허를 신청한 상태다.

지난해 미국 오리건대 연구팀이 체세포 복제줄기세포주를 확립하는데 성공했지만 당시 연구에서는 공여 체세포로 사산된 태아 또는 신생아 유래 세포를 사용해 실제로 환자치료에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따라서 차병원의 이번 연구는 지난해 미국 연구팀의 성과를 뛰어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팀은 난자의 질이 연구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난자내의 어떤 원인인자가 체세포복제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하는지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동률·정영기 교수는이번 연구는 성인 환자의 맞춤형 체세포복제줄기세포주를 확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의가 있다 차병원그룹은 망막변성증에 대한 배아줄기세포 분화기술을 이미 확보해 임상연구를 하고 있는 만큼 체세포복제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병 환자 대상 연구도 국내에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일 2014-04-18 02:18:02 l 수정일 2014-04-22 18:39:01